2023년 05월호 Vol.13

[VOL.14] [특파원 뉴스] ‘프로야? 아마추어야?’...운동으로 천문학적 돈 버는 미국 대학들

엔터테인먼트 2023-12-04 10:18 김학수 편집국장
마이클 조던을 배출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농구경기장이 관중들로 가득 찬 모습.
마이클 조던을 배출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농구경기장이 관중들로 가득 찬 모습.
미국은 스포츠의 나라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스포츠 경기 도박도 합법인 주가 많다. 미국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스포츠는 대학 스포츠다. NCAA(전미체육협회)가 주관하는 경기는 프로 경기의 인기에 버금간다. 아마추어 스포츠가 이렇게 인기가 높은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믄 현상이다. 왜 그럴까? (편집자주)

◇ “우리에게도 돈을 달라”

지난 2012년 숀 알스톤은 전미체육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알스톤은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한 그는 대학교가 체육특기생들에게 제공하는 장학금과 보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학교는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트북 컴퓨터를 제공한다든가,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이런 주장을 하는 데는 NCAA가 선수들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열악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알스톤이 소송을 제기하자 NCAA에서 뛰는 아마추어 선수도 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소송이 줄을 이었다. 돈이 아니라면 프로 선수처럼 해당 선수와 관련한 기념품 등을 팔아 돈을 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캘리포니아 9번 순회법원은 2019년 NCAA는 대학교가 선수들에게 성적 장학금을 더 많이 주고, 교육에 필요한 교구도 지원하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NCAA는 즉각 항소했다.

연방 대법원은 그러나 알스톤의 손을 들어줬다. 대학들은 경기를 통해 엄청난 수입을 올리면서도 정작 수고한 선수들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반독점의 셔먼 법 위반이라고 했다.

NCAA는 그동안 대학생 선수들은 스포츠 경기를 아마추어로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NCAA에서 뛰는 선수들은 스포츠 선수이기 전에 대학생이기 때문에 돈을 위해 뛰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판사 9명 전원은 대학 스포츠도 다른 분야와 다를 수 없다며 NCAA는 법 위에 있지 않다고 NCAA를 질타했다.

미국 대학스포츠에서 강팀으로 소문난 오클라호마 여자선수들.
미국 대학스포츠에서 강팀으로 소문난 오클라호마 여자선수들.


◇ NCAA 얼마나 버나?

그렇다면 도대체 NCAA 소속 대학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얼마나 될까?

최근 USA투데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SEC와 빅10 콘퍼런스 주립 대학들은 2022 회계연도 동안 총 20억 달러 이상의 운영 수익을 올렸다.

이들 2개 콘퍼런스를 포함한 이른바 '파워5' 콘퍼런스는 코로나19 사태로 2021년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으나 2022년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2022년 52개 '파위5' 콘퍼런스 주립학교의 총 수입과 총 지출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파워5' 콘퍼런스 간 격차도 상당하다. 특히 빅12 콘퍼런스의 오클라호마대학과 텍사스대학이 SEC로 이동하고 팩12의 UCLA와 USC가 Big10으로 옮겨가는 2024~2025학년에는 그 격차가 훨씬 더 커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

평균이 아닌 학교 수입의 중앙값을 사용한 콘퍼런스별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SEC: 1억 5,910만 달러
2. 빅 텐: 1억 5,010만 달러
3. ACC: 1억 3,440만 달러
4. 팩12: 1억 1,700만 달러
5. 빅 12: 1억 1,070만 달러

2022년 2억51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NCAA 전체 1위에 오른 오하이오주립대는 대학 풋볼 플레이오프 준결승 진출을 포함해 여러 주요 스포츠에서 주목할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2억3천9백만 달러로 2위를 차지한 텍사스대학은 빅12에서 SEC로 이동하는 2024~2025 회계연도에서 오하이오주립대를 물리치고 1위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풋볼팀이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느냐갸 관건이다.

대학 풋볼의 강자 앨러배마대학은 전체 수익 2억1,400만 달러 중 풋볼로 벌어들인 수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시건대는 최근 2년 연속 대학 풋볼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빅10 콘퍼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시건대 남자 농구 역시 강팀이다. 풋볼에 이어 농구마저 전국적인 명성을 얻을 경우 수익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대 풋볼팀은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우승했다. 2023년 프리시즌 랭킹에서도 1위에 올랐다. 3연패에 성공할 경우 조지아대의 인지도는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루이지애나주립대는 풋볼뿐 아니라 여자 농구, 야구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창출했다.

텍사스 A&M은 아직 풋볼과 남자 농구에서 정상에 오른 적은 없으나 2022년을 기점으로 학교 브랜드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0년 전만 해도 전국에서 풋볼 강팀으로 군림했던 플로리다대는 최근 다소 부진하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에서 풋볼에 대해 가장 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펜실베니아주립대 풋볼팀은 매년 강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챔피언십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풋볼과 함께 남자 농구에서 벌어들이는 수입도 만만치 않다.

오클라호마대는 택사스대와 마찬가지로 SEC 회원이 되는 2024~2025 회계연도에 재정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12에서는 항상 우승후보였으나 강팀들이 우글거리는 SEC에서 어떤 성적으로 올릴지 관심거리다.

인기있는 미국 대학 미식축구 조지아대팀.
인기있는 미국 대학 미식축구 조지아대팀.


◇ 대학풋볼이 인기가 있는 이유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따르면, 미국대학 운동팀은 지역 사회흫 대표한다. 커뮤니티를 나타냅니다. 대부분의 고등 교육 관리자는 운동 프로그램이 운동 프로그램이 교육 커뮤니티의 중심이 될 정도다. 지역 주민들은 대학이 제공하는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해당 대학에 대한 충성도를 표출한다. 이 때문에 선수는 물론이고 부모와 친구들은 해당 선수가 대학과 계약하는 순간 그 대학에 헌신한다. 선수들은 대학교 유니폼을 입는 것으로 생애 최고의 명예로 여긴다.

대학 운동 프로그램은 선수의 리더십과 팀워크, 희생 등을 강조한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가르쳐 사회에 공헌하는 구성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선수가 대학을 떠나더라도 그 같은 삶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자기가 다녔던 대학에 대한 충성도를 더욱 높인다..

지역 주민들은 경기가 열릴 때마다 자녀, 손자, 심지어 증손자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소속 대학팀을 응원한다. 특히 대학 동문들은 자신이 다녔던 대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졸업생들은 대학 브랜드의 강력한 홍보대사가 되며 모교가 계속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매년 증가하는 대학 졸업생들 때문에 미국 대학 스포츠가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

펜실베니아주립대는 미국 동문 네트워킹 부문 1위다. 지근까지 모두 74만 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대학은 동문 네트워크를 이용해 엄청난 관중을 동원한다. 동문 지원을 통한 충성심과 전통은 대학 내 운동선수와 졸업생들이 첫 구직을 할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한국의 ‘학연’에 해당한다. 채용 과정에서 타 대학 출신보다 펜실베니아주립대 출신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충성심과 전통이 가장 성공적인 대학의 중추인 셈이다.

졸업생들은 모교의 체육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에 많은 돈을 기부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문 네트워크는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대학 스포츠의 인기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

이에 대해 SI는 미국 대학 스포츠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라고 했다. 역사, 경쟁, 토너먼트, 연장전, 스포츠 베팅 등은 모두 대학 스포츠를 통한 미국 사랑의 상징이다.

미국 대학 스포츠가 인기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대학 간 라이벌 의식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대학 스포츠에는 오하이오주립대 대 미시간, 육군 대 해군, 오클라호마대 대 텍사스대 등 셀 수 없이 많은 라이벌 팀이 있다. 이 때문에 동문과 재학생들은 라이벌 팀에 대한 증오심을 증가시킨가. 흥미로운 점은 이런 증오심이 미국 대학 운동 경기의 충성심과 역사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SI는 미국 대학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은 위대함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인 토너먼트라고 강조했다. 3월의 광란, 대학 야구 월드 시리즈, 전국 선수권 대회는 모두 대학 스포츠의 하이라이트이다. 팬들은 이러한 스포츠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수백 마일을 여행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TV를 시청합니다.

미국 대학야구선수가 홈런을 터뜨리고 환호하는 모습.
미국 대학야구선수가 홈런을 터뜨리고 환호하는 모습.


◇ NCAA란?

1906년 당시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대학 스포츠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고 규칙을 통일하기 위해 NCAA 설립을 제안했고 4년 후인 1910년 정식으로 출범했다.

NCAA 출범 이후 공식 종목의 수가 늘어나고 대학들도 속속 가입, 지금은 약 1천 개가 넘은 대학 멤버를 갖고 있다. 풋볼을 비롯해 22개 종목의 TV 중계권 등도 관리하고 있다. 본부는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다.

미국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확실하게 구분해놓고 있다. 프로에는 4대 종목인 NFL(풋볼), NBA(농구), MLB(야구), NHL(아이스하키)이 있다. 아마추어는 대학 스포츠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풋볼의 경우, 경기일이 겹치지 않도록 해놓았다. NFL은 일요일에 경기하고, 대학 풋볼을 토요일에 경기한다.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도 최대한 겹치지 않게 경기를 편성한다.

대학 스포츠도 프로처럼 인기 종목 편차가 심하다. 22개 종목이 있지만, 대중의 관심은 풋볼,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순이다. 따라서, NCAA의 예산도 대부분 풋볼을 중심으로 짠다. 당연히 NCAA의 가장 큰 수입원도 풋볼,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순이다.

TV 방송국들도 풋볼과 농구 경기 중계에 혈안이다. 풋볼과 농구 시즌 내내 중계가 이루어지지는 반면, 야구는 대학 월드시리즈 정도만이 중계된다.[오클라호마시티(미국)=장성훈 특파원]

[김학수 월간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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