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호 Vol.13

[VOL.12] [이달의 핫피플] 말없이 떠나 별이 된 국민의 디바, 현미

마니아피플 2023-05-09 16:07 전경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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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안개’ 가수 현미가 지난 4월 4일, 향년 85세의 나이로 별이 되었다.

현미는 풍부한 성량과 매력적인 재즈풍 보이스 컬러로 한국형 팝을 이끌었던 한 시대를 풍미한 ‘국민 디바’였다. 본명은 김명선이었다. 선배 가수 현인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칭찬하자, 이에 현인의 이름을 따라 현미로 예명을 지었다는 일화가 있다.

현미는 1937년생으로 격동기를 관통한 시대의 증인이다. 예술가라 함은, 시대의 상황을 시대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라 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을 맞고 나라의 분단을 목격했으며 전쟁 통에 북에서 남으로 넘어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가수로 성장했으니, 가히 시대를 증언하는 예술가라 할 만하다.

평양에서 태어난 현미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고 체격이 좋아 우량아 선발대회에 나가 우승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녀의 풍부한 성량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타고난 것이었다. 집안에는 음악과 예술의 핏줄이 흘렀다.

현미의 언니는 가수 노사연의 어머니인 김화선으로 최승희의 1기 문하생이다. 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무대에 서는 것을 꿈꾸었다. 어릴 적에는 무용을 했고 초등학교 때는 소년단 단장으로 뽑혀 평양 시내에서 “이승만을 때려잡자! 미제는 물러나라!”라며 선전선동에 이용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일성에게 꽃다발을 바치기도 했다.

6.25 전쟁 중 1·4 후퇴 때 부모, 6남매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다. 두 여동생은 두고 왔다. 2000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 친오빠와 중국 연변에서 한 번 만났는데, 그 여동생들은 아주 불쌍해 보였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현미는 반공주의자가 되었다.

현미는 덕성여대 가정학과에 입학했다. 용돈벌이 삼아 시작한 노래가 본업이 되었다. 미8군에서 ‘현 시스터즈’를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로는 드물었던 여대생 가수라는 장점이 크게 부각됐다.

1집 타이틀 곡은 ‘당신의 행복을 빌겠어요’였다. 1962년 이봉조와 1집을 작업하며 미국의 넷 킹 콜의 곡에 현미가 만든 가사를 얹어 '밤안개'를 수록했다. '밤안개'가 '당신의 행복을 빌겠어요'보다 인기가 많아지자 타이틀 곡으로 교체 발매하여 빅히트했다.

가요계 사상 최초로 5만 장이라는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세우며 전국 각지에 ‘밤안개’가 울려 퍼졌다. 앨범은 8만 장까지 팔렸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10만 장을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이 기록이 교체된다.

1964년 신성일·엄앵란 주연의 영화 '보고 싶은 얼굴', 1965년 신성일·엄앵란 주연의 영화 '떠날 때는 말없이'의 주제곡과 '애인' '외로워 외로워서'를 불러서 연달아 히트작을 만들어 냈다.

이후 1968년 이봉조 작곡집 ‘바람’과 빠른 템포의 '몽땅 내 사랑'과 '두 사람' '애인' 등이 연달아 히트했다. '무작정 좋았어요' 등도 히트하며 60년대 최고의 스타로 활동했다.

미국 레이건 대통령 취임 파티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전혀 알지 못하는 동양인 중년 가수가 한복을 입고 미국의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부르자 기립박수와 앙코르가 터져 나왔다.

현미는 이후에도 무대를 떠나지 않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노래교실’을 최초로 선보인 한국 대중가요의 선구자였다.

현미는 생전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다. 90세까지는 노래를 하며 건강하고 씩씩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90살이 될 때까지 노래를 부르지는 못했지만, 그가 남긴 노래와 열정, 삶에 대한 지극한 긍정과 유쾌한 에너지는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아무튼, 그럼에도, 떠날 때는 말없이...

마니아타임즈가 빅데이터 정보업체 데이터앤리서치를 통해 가수 현미와 관련된 온라인 포스팅 수(정보량=관심도)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2022년 4월 26일부터 2023년 4월 26일까지 1년간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지식인, 기업/단체, 정부/공공기관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했다.

분석 결과, 가수 현미에 대한 1년간의 총정보량은 4만4,293건이었으며, 그중 2023년 4월 1일부터 26일까지 1만8,525건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4일 고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각 매체를 통해 드러난 정보량이 집중된 것이다. 채널별로는 뉴스(46.2%)가 가장 많았고 블로그(30.3%)가 그 뒤를 이었다.

4월의 총정보량 1만8525건 중 긍정 4,296건(23.2%), 부정 4,943건(26.7%), 중립 9,286건(50.1%)으로 부정적인 포스팅이 많았다.

가수 현미와 관련 단어로는 사망, 근황, 장례식장, 김명선, 아들, 남편, 노사연, 장례식, 충격, 발견, 미국, 노래, 엄앵란, 팬클럽 등 고인에 대한 애도와 함께 고인의 생전 가수 활동과 가정사 등에 관한 내용이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우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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