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호 Vol.13

[VOL.8][빅데이터 속 윤석열 대통령 2년차 이야기 | 글로벌 외교] 자유-동맹 기반한 연대 강화

자유 연대 기반 한 글로벌 외교 광폭 행보 예상

커버스토리 2023-01-11 12:14 전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 연합뉴스


집권 2년차를 맞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안보 정책은 자유와 동맹에 기반 한 연대 강화라는 지향점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자회의를 통한 세일즈 외교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집권 1년차 외교 안보 정책을 돌아보면,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다자간 협의를 통한 국익 창출에 힘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5월 윤 대통령은 취임 열흘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국 대통령과 한국에서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단기간에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9월 유엔 총회, 1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빡빡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아세안 정상회의에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양자 혹은 3자 정상회담을 열고 역내 안보 문제와 북핵 이슈 등 다양한 외교 안보 현안을 공유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두번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 두번째)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자격으로 초청됐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두번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 두번째)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자격으로 초청됐다.[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미일 3국의 정상들이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에서 프놈펜 성명을 선택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의 핵심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공약을 거듭 확인하는 한편 경제안보대화체의 신설과 공급망 강화 및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강화에 뜻을 모으는 등 자유와 가치 연대를 더욱 단단하게 다졌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효했고 이를 통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기도 했다. 이것이 중국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물음에는 특정 국가를 겨냥 했다기보다는 일반론적 관점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또 아세안 정상회의 때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발표하고 외교 당국 간 전략대화 활성화, 국방장관회의 정례화, 전기차 첨단산업 협력, 환경 보건 분야 협력 등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아세안 협력 기금을 두 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미국 일본과의 외교 안보 동맹에서 나아가 외교 지평을 넓히려는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가치 동맹에 합류하여 자유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협력과 연대를 확장하고 공고화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자 회담 등 국제무대를 세일즈 외교를 통한 국익 창출을 위한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도 꾸준하게 전개되고 있다. 나토회의에선 열 개 나라와 양자 회담을 갖고 안보 뿐 아니라 방위산업, 원자력, 에너지 등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실제 방위 산업의 활로를 찾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해법 찾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을 견제하고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중국과의 외교 전략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만남을 갖고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관계를 위해 협력해 나가가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는 풀기 어려운 과제로 계속 윤 정부를 괴롭힐 수 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모순된 현실이 외교 정책의 해법을 찾기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사드 문제 등 안보 문제와 관련 자국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한국과의 대면 외교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외교 행보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과 일본이 안보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의 대면 외교를 추구하고 있어 자칫 우리나라가 미국과 일본, 중국의 외교 라인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0일 오후(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0일 오후(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과의 외교 전략 해법 중 하나로 윤 정부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라는 목표를 설정,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세계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 더욱 힘을 쏟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 수교 50 주년을 맞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인도 태평양 국가들과 경제뿐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인도는 G20 의장국,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 의장국을 맡게 돼 있어 윤 정부의 외교 역량이 이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우리나라는 최초로 한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개최키로 하는 등 그 동안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태평양 도서국들을 외교의 중심으로 옮겨 놓을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도서국은 최근의 미국 중국 간 갈등 속에서 안보 분야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 협력 동반자로서의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이 지역에 외교적 역량을 더욱 쏟아 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도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이 지역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이 지역에 대한 외교 역량을 강화하면서 향후 기후변화, 해양 수산, 문화 교류 등을 통한 상호 발전의 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다.

박진 외교장관이 지난달 28일 외교부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 설명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인태전략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진 외교장관이 지난달 28일 외교부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 설명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인태전략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외교부 소관 예산이 지난해 보다 3527억 원(11.7%) 늘어난 3조 3580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3조3206억 원)보다 374억 원 늘어난 것이다. 외교무대에서 쓸 곳간이 더 채워진 만큼 외교 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도적 지원 예산은 2994억 원으로 지난해 2366억 원보다 약 27% 증가했다. 외교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종식,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불안한 국제 외교 안보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에 따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올해 외교부는 제 1차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 개최’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국 수임’ 등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친다. 외교부는 “올해 정상 간 국제회의 개최 등을 통해 국제무대 리더십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핵심지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끼띠인 올해,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가 북한 리스크 관리, 한미일 동맹, 중국과의 대면외교, 태평양 국가와 나토 회원국들과의 관계 등 외교 안보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평가 받을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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